"연구노트를 조작하면 안 된다"는 말은 흔하지만, 정확히 어떤 행위가 조작으로 판정되고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떤 처분에 이르는지는 잘 정리돼 있지 않습니다. 이 글은 연구노트 미작성 불이익의 연장선입니다 — 그 글이 "안 쓴 죄"를 다뤘다면, 이 글은 "고쳐 쓴 죄" — 위조·변조가 무엇이고 어떻게 걸리는지를 다룹니다.
위조·변조·표절, 정의가 다르면 판정도 다르다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교육부훈령)은 연구부정행위를 세 가지로 나눠 정의합니다.
| 구분 | 정의 | 연구노트에서 흔한 형태 |
|---|---|---|
| 위조(Fabrication) | 존재하지 않는 연구 원자료·자료·결과를 허위로 만들거나 기록·보고 | 하지 않은 실험을 한 것처럼 새로 지어 쓴 기록 |
| 변조(Falsification) | 연구 재료·장비·과정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거나 원자료를 임의로 변형·삭제해 내용·결과를 왜곡 | 실패한 데이터를 지우고 성공한 값처럼 고침, 작성 날짜를 실제와 다르게 기재 |
| 표절(Plagiarism) | 타인의 독창적 아이디어·창작물을 출처 없이 활용해 자신의 것처럼 인식하게 함 | 타 연구실 데이터를 자기 실험 결과처럼 옮겨 적음 |
세 행위 모두 "연구부정행위"로 묶이지만, 연구노트 실무에서 가장 자주 걸리는 것은 변조입니다. 특히 날짜를 실제와 다르게 적는 것 자체가 변조의 한 유형으로 분류된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 내용은 맞더라도 "언제 썼는지"를 속이면 그 자체로 조사 대상이 됩니다.
실무에서 변조로 걸리는 전형적인 장면
- 몇 주치를 몰아서 쓰면서 각 페이지에 실제 작성일이 아닌 실험 당일
날짜를 소급해 기재하는 경우
- 확인자 서명을 몰아 받으면서 서명
날짜도 함께 소급 기재하는 경우
- 실패한 실험·이상치 데이터를 노트에서 통째로 빼고 성공한 결과만
남기는 경우 — 지침이 요구하는 "실패로 간주되는 데이터를 포함한 모든 실험결과 기재"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 정정이 아니라 은폐인 경우 —
틀린 값을 두 줄로 긋고 서명·날짜를 남기는 대신, 지우거나 다른 종이로 덧붙이는 경우
이런 사례들이 조사 대상이 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 기록의 내용이 아니라 기록이 언제 존재했는가를 사후에 임의로 바꿀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 노트 전체의 증빙력을 무너뜨리기 때문입니다.
판정까지 가는 절차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은 절차를 세 단계로 규정합니다.
- 예비조사 — 제보 접수일로부터 30일 이내 착수, 본조사 실시 여부를 결정. 종료 후 10일 이내 제보자에게 결과를 문서로 통보(본조사 미실시 시 사유 포함)
- 본조사 — 부정행위 사실 여부를 실제로 입증하는 절차. 피조사자에게는 소명 기회가 보장됩니다
- 판정 — 조사 결과를 확정해 제보자·피조사자에게 문서로 통보
예비조사 착수부터 판정까지 전체 조사는 6개월 이내 종료가 원칙입니다. 이 절차에서 연구노트는 조사위원회가 가장 먼저 요구하는 1차 증거입니다 — 원본이 남아 있어야 위조·변조 여부를 다른 자료(전자기기 로그, 공동연구자 진술 등)와 대조해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과제라면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정부 R&D 과제에서 부정행위로 판정되면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32조(부정행위 등에 대한 제재처분)가 적용됩니다.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 최대 10년 범위에서 국가연구개발활동 참여를 제한할 수 있고
- 이미 지급한 정부 연구개발비의 최대 5배 범위에서 제재부가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 제재사유와 관련된 연구개발비를 별도로 환수할 수 있습니다
참여제한 처분은 같은 법 제34조에 따라 소관·관계 중앙행정기관 전체에 통보돼 다른 과제 참여까지 함께 막힙니다. 연구노트 미작성이 "방어 수단이 없는 상태"를 만드는 데 그친다면, 위조·변조는 그 자체가 제재 사유가 된다는 점에서 훨씬 무겁습니다.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
- [ ] 실험 당일이 아닌 날짜로 소급해서 페이지를 채운 적이 있는가
- [ ] 확인자 서명 날짜가 실제 확인 시점이 아니라 기록자 서명일과 같게
맞춰져 있지는 않은가
- [ ] 실패·이상치 데이터를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 두고 있는가
- [ ] 정정할 때 은폐가 아니라 두 줄 긋기+서명+날짜 방식을 지키고 있는가
- [ ] 기록 시점을 작성자 스스로 증명할 수 없는 구조(사내 서버 로그뿐)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가
마지막 항목이 특히 중요합니다. 위조·변조 의혹이 제기됐을 때 가장 확실한 반박 근거는 "내가 그 시점에 그렇게 썼다"를 제3자가 검증할 수 있는 독립적인 시점 기록입니다. 사내 시스템의 타임스탬프만으로는 관리자 권한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심 자체를 지우기 어렵습니다. 이 글은 지침·법령을 요약한 것이므로, 실제 적용 전에는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원문과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원문, 소속 기관의 자체 연구윤리 규정을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나날랩스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