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분쟁에서 종종 나오는 방어 논리가 선사용권이다. 특허법 제103조(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는 특허출원 시점에 그 발명 내용을 모른 채 이미 국내에서 그 발명을 실시하거나 실시를 준비하고 있던 자에게, 그 범위 안에서 계속 실시할 권리를 인정한다. 정확한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케이스노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발명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특허 출원 없이) 노하우로 지키는 중소기업에게, 선사용권은 사실상 유일한 방어선이다 — 특허청도 중소기업 대상 안내자료에서 "발명 내용을 공개해 얻는 이익보다 공개로 생기는 손실이 클 때" 선사용권 제도 활용을 적극 검토하라고 안내한다.
쟁점은 "증명"이다 — 무엇이 증거가 되나
문제는 "먼저 개발하고 있었다"를 어떻게 증명하느냐다. 특허청 웹진의 안내자료 「중소기업의 선사용권제도 활용방법」(특허청 자료)은 일본 특허청의 2006년 보고서를 인용해 증거의 예와 증거력을 높이는 방법을 정리하고 있다.
| 분류 | 증거의 예 |
|---|---|
| 기술 관련 서류 | 연구노트, 기술성과보고서, 설계도, 제품사양서 |
| 사업 관련 서류 | 사업계획서, 사업개시결정서, 견적서, 납품서, 작업일지, 상품 카탈로그 |
| 증거력을 높이는 방법 | 공증제도(확정일자·시험증명서), 민간 타임스탬프·전자서명, 우편제도(내용증명 등) |
그리고 이렇게 강조한다 — "일상업무 속에서 증거가 되는 자료를 확실히 작성·보존함과 동시에 그 자료가 언제 작성되었는지를 증명할 수 있도록 해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즉 "내가 먼저 만들었다"는 주장 자체가 아니라,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날짜가 있는 기록이 쟁점이 된다는 뜻이다.
영업비밀 원본증명서비스 — 무엇을, 어디까지 증명하나
영업비밀 분쟁도 구조가 비슷하다. 특허청·한국특허정보원이 운영하는 원본증명서비스는 전자문서에서 뽑은 전자지문(해시)·전자서명·시간정보를 등록기관에 올려두고, 분쟁이 생기면 그 전자지문이 지금 보유 중인 문서와 같다는 사실을 근거로 존재·보유자·보유시점을 증명해준다. 2025년 1월에는 민간기관 3곳(온누리국제영업비밀보호센터·LG CNS· 레드윗)도 원본증명기관으로 추가 지정됐다(관련 보도).
다만 범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 원본증명서가 증명하는 것 | 증명하지 못하는 것 |
|---|---|
| 이 파일이 이 시점에 존재했다 | 그 내용이 영업비밀로 성립하는가(비밀관리성·경제적 유용성·비공지성) |
| 등록 시점의 보유자 | 개발 과정이 연속적이었는가 |
| 지금 파일이 등록본과 같은가 | 선사용권의 다른 요건(사업 실시·준비 등) |
영업비밀 보호도, 선사용권도 원본증명서 한 장으로 자동 인정되지 않는다 — 계획서·실험데이터 같은 실질 기록이 함께 있어야 힘을 갖는다. 정확한 요건과 최신 절차는 특허청 영업비밀보호센터 원문을 직접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실무에서 걸리는 지점
원본증명서비스는 건별 등록 구조다. "이 파일 하나가 언제부터 있었는지" 증명하기는 좋지만, 연구노트처럼 매일 쌓이는 기록 전체를 매번 손으로 등록해 두는 건 현실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반대로 선사용권 입증에 쓰이는 자료도 결국 "그날그날 기록된 연구노트·작업일지"의 연속이다 — 어느 한 시점의 스냅샷이 아니라, 개발 과정 전체의 타임라인이 끊기지 않아야 힘을 갖는다.
결국 쟁점은 하나로 수렴한다. 낱개 문서 한 건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기록이 끊기지 않고 그 순서와 시점까지 검증 가능한 상태로 남아 있는가 하는 것이다.
자가 점검 — 분쟁이 나기 전에
- 개발 기록(연구노트·작업일지)이 날짜와 함께, 그날그날 남고 있는가?
- 그 날짜를 우리 회사 밖의 제3자가 검증할 수 있는가(공증·타임스탬프·공개 원장)?
- 기록이 연속인가 — 분쟁 대상 기술의 착상부터 실시 준비까지 타임라인에 구멍이 없는가?
- 증거를 제출할 형태로 꺼낼 수 있는가 — 심사관·법원에 내밀 서류·검증 수단이 준비돼 있는가?
마지막 항목의 예를 하나 보면, 시점 증명이 붙은 기록은 이런 형태의 증명서로 꺼낼 수 있어야 한다.

기록의 해시·시점·검증 방법이 담긴 증명서 예시(nanalStamp). 어떤 방식을 쓰든 "제출 가능한 형태"까지 준비돼 있어야 분쟁 순간에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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